음력 6월 15일 유두절은 신라 때 부터 이어내려오던 우리 명절 중 하나였습니다.
동류수두목욕(東流水頭沐浴).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다는 뜻에서 흐를 류(流)와 머리 두(頭)를 따온 것인데, 꼭 동쪽으로 흐르는 물이 아니어도 가까운 이들과 몸을 씻고 음식을 나누며 더위를 식히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.
庚炎之夜 경염지야 / 무더운 유월 밤
雲月朦籠 운월몽롱 / 구름에 달 흐리니
筆端造化 필단조화 / 붓 끝이 조화를 부려
驚人昏夢 경인혼몽 / 놀란 이들 꿈꾸듯 하네
그림처럼 그려지시나요? 더운 유월, 유두절 밤에 물가에서 더위를 식히며 둘러 앉아 구름을 탄 보름달을 보며 시를 읊으며 여름밤의 아취를 만끽하던 옛 이들의 모습 말입니다.
<옥계청류첩(玉溪淸遊帖)>을 펼치면 나오는 이 문구는 단원 김홍도의 그림 위에 쓰여진 시입니다. 1791년 음력 6월 15일, 지금의 옥인동 47번지 일대의 옥류동천 흐르는 언저리에 있던 조선의 중인 천수경(千壽慶)의 집 송석원의 풍경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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